5/22/2011

패션허브로 거듭나고자 하는 싱가폴과 새로운 도약

● 싱가포르 '亞패션익스체인지'서 미리 본 트렌드

풍성한 스커트로 여성미 강조…144명 신진 디자이너 경합

< '아우디 패션 페스티벌'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미소니 모델들이 지난 13일 싱가포르 오차드 거리에서 개막한 '아우디 패션 페스티벌'에서 2011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싱가포르=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싱가포르 번화가인 오차드 거리에 자리잡은 다카시마야백화점 광장.지난 13일 이곳엔 약 300평 규모의 흰색 초대형 텐트가 설치됐다. 싱가포르가 새롭게 내건 '아시아 패션 허브 건설'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패션 이벤트 '아시아패션익스체인지 2011'(AFX)의 주무대다. 미국 뉴욕컬렉션의 상징인 '빅 텐트'를 본떠 만든 쇼 행사장이다.

이날 개막한 핵심 행사 중 하나인 '아우디 패션 페스티벌'에선 섬유의 볼륨감을 극대화한 의류를 올 가을 · 겨울 패션 트렌드로 제시했다. 텐트 안에는 행사 후원사인 아우디의 A7 차량도 함께 전시돼 패션 피플의 관심을 끌었다.

◆올 가을 · 겨울 패션 트렌드는 볼륨감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AFX 행사는 크게 '아우디 패션 페스티벌'과 '블루프린트''스타 크리에이션''아시아 패션 서밋' 등으로 구성됐다. 패션 거장뿐만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스타 크리에이션)와 각국의 디자이너 작품들이 거래되는(블루프린트) 행사 등으로 꾸며졌다.

아우디 패션 페스티벌은 '가족경영'으로 유명한 미소니 일가 경영자들이 직접 참석,오프닝쇼를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미소니가 내세운 올 가을 · 겨울 패션 트렌드의 특징은 소재의 질감을 강조한 볼륨감이었다. 니트 소재의 풀오버,롱스커트 등으로 유명한 미소니는 소녀풍의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소매와 엉덩이 부분을 특히 풍성하게 만들었다.

에뎀 모랄리오글루(브랜드명:에뎀),자일 데콘(엠마누엘 웅가로) 등 패션계 차세대 주자로 떠오른 신진 디자이너들도 풍성한 볼륨감을 극대화한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에뎀은 기하학적 무늬를 기반으로 몸에 달라붙는 실크 소재의 상의,볼륨감을 살린 치마 등을 내놨다. 미국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가 그의 의상을 입어 유명해진 싱가포르 디자이너 프라발 그렁은 스와로브스키의 화려한 주얼리를 매치한 드레스를 다수 선보였다. 어깨와 치맛단 등의 디테일을 강조해 여성스러움을 한껏 살렸다.

3명의 신진 디자이너에게 패션쇼 기회를 제공하는 스타 크리에이션에서도 하얀 시폰 소재를 여러겹 덧대거나 각을 살린 어깨,통 넓은 바지 등 볼륨감을 살린 의상이 무대에 올랐다. 올해 스타 크리에이션은 지난해(75명) 보다 두 배가량 많은 11개국 출신 144명이 지원,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아시아 패션허브를 노리는 싱가포르

올해가 2회째인 AFX는 싱가포르 관광청과 중소기업청,무역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사실상의 정부 행사다. 아시아 디자이너는 물론 유럽 미국 등의 패션 거장들과 아시아,유럽 각국의 미디어를 대거 초청했다. 라니타 순드라무시 싱가포르 관광청 디렉터는 "올 1분기에 싱가포르를 찾은 관광객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늘었는데 여기엔 지난해 AFX가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인 싱가포르를 이제는 아시아 패션 중심지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중소기업청도 매년 25명의 신인 디자이너를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AFX에 참석한 간호섭 홍익대 교수(섬유미술 · 패션디자인과)는 "싱가포르의 장점은 각국의 콘텐츠를 한데 모아 화려하게 재구성하는 능력"이라며 "올해 행사가 지난해보다 내용과 규모면에서 크게 성장한 점을 감안할 때 아시아 패션허브로의 성장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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