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2011

아침... 아주 조금 특별한 날의 아침

나와는 아주 다른 사람들... 

다른 생각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그마한 바래을 이야기하는 

31년전 내가 존재함을 기념하는 바로 그 날의 아침...


아침에 눈을 떴습니다. 별반 다를 것 없는 조그마한 자취방에,

여전히 새빨간 이불에 깡 마른 몸을 가린채, 콜록이는 잔기침에...

여느때와 다름없이 눈을 떴답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지겨운 멜로디를 꺼버리고는 다시 어두운 이불속에 머리를 묻고,

한참을 누워 있었답니다...

이해와 공감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랬건만...

꿈꾸며, 살아가는 기쁨을 오롯히 누리기를 바랬건만...

많이 웃고, 많이 신기한 눈으로 달려가기를 바랬건만...


여전히 둥근 울림의 메아리속에 홀로서서,

차가운 눈을 들어 세상을 의심하기를 바라는 칼날같은 메시지들 가운데서...

내가 살고 싶었던 세상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웃음을 잃어버린 삶...

차가운 냉소만 가득한 시선...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 속에 선 오늘은...

그저 특별함 없는 평범함 속의 삐뚤어진 오늘일 뿐입니다...

만족하십니까?

그대들의 바람처럼 살수 없는 날개를 가진 인간이...

부러진 날개를 부여안고, 파닥파닥 대는 모습을 잔인하게 쳐다보는 모습에...

만족하십니까?

그대들과 다른 손을 들어 살아가는 인간이...

들려진 손을 호되게 얻어맞아 부여잡고 울고있는 모습이...


그저 숨쉬며 살수 있도록 그대들의 생각이라는 그물을 걷어 주십시오...

그저 다른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칼날같은 시선들을 걷어 주십시오...



다른 것이 아니라...

다른 부탁이 아니오라...

나 살아갈 수 있도록...

설일
                            김남조

겨울 나무와
바람
머리채 긴 바람들은 투명한 빨래처럼
진종일 가지 끝에 걸려
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아닌 게 된다.

혼자는 아니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나도 아니다.
실상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삶은 언제나
은총(恩寵)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攝理)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이적진 말로써 풀던 마음
말없이 삭이고
얼마 더 너그러워져서 이 생명을 살자.
황송한 축연이라 알고
한 세상을 누리자.

새해의 눈시울이
순수의 얼음꽃,
승천한 눈물들이 다시 땅 위에 떨구이는
백설을 담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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